<시편 130:1~8>
저는 본래 타고난 성격이 ‘좋아도 좋은 티를 잘 안 내고, 싫어도 실은 티를 잘 안 내는’ 그런 경향이 좀 있습니다. 재미없는 성격이죠. 그러다 보니 속으로는 간절히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그걸 쉽게 내 뱉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식사 초대가 있어 다른 분들하고 식당가서도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이렇게 물으면, ‘아무 거나요. 저는 뭐든 잘 먹습니다.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없습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유부단하고, 자기 주관이 없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기 보다는 수동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가 하나님 앞에 쓰임 받는 건 정말 은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목사님 한분이 계시는데 이 분은 저랑 좀 반대의 성향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분은 맨 날 ‘나는 미국 가고 싶다. 미국 간다. 미국에 꼭 간다’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왜 그렇게 가고 싶어 하셨는지는 아직도 정확한 건 잘 모르지만, 그래서 미국 비자도 10년짜리 받아 놓으시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 분이 미국에 뭐 갈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 가볼 수 있으면야 좋지…’ 이런 성향인 거죠. 그런데 그렇게 ‘미국 미국’ 노래를 부르던 목사님이 어느 날인가부터 미국에 갈 일이 생기더니, 그렇게 자주 왔다 갔다 하시더라구요.
저와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갖고 있는 그 분의 적극적인 모습이 때때로 부럽기도 합니다. 그 분에게 그 소망에 대한 ‘간절함’이 있으니깐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뭔가 경험하기도 하고, 성취도 맛보는 겁니다.
사람은 무엇이든 배고프면, 간절하면 그것에 대해서 좀 더 빨리 만나고 찾게 되는 겁니다.
잠언 8:17절 말씀에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7:7~8절에서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하셨습니다. 이것은 성경의 원리이고, 비밀인 것입니다. 지금 내 삶 속에 큰 어려움과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르짖지 않고, 금식하지 않고, 주님을 찾지 않는 사람은 ‘간절함’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아직 배가 덜 고픈 것이고, 아직 의지할 만한 기댈만한 버틸만한 무엇인가 있기 때문에 그런 간절함이 없는 겁니다.
그런데 성경의 이 원리에 의하면, 그런 간절함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과 능력을 경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시편130편의 저자는 고난의 깊은 수렁에 빠져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1, 2절에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시인의 간절함을 느낄 수가 있는 겁니다. 성경에 묵상하고 기도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기록들은 ‘부르짖으며 기도하는’겁니다. 성격적으로 소리를 못 내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성격이 얌전한 엄마라 할 지라도, 자식이 내 눈 앞에 죽어 가는데 부르짖지 않겠습니까? 간절하면, 절박하면 부르짖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부르짖는 자가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과 역사도 맛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5절과 6절 말씀에서도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사람이 잠을 자야 할 시간에 밤새 성을 지키는 파수꾼이 얼마나 아침이 밝아오기를 기다리겠습니까? 그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게 주님의 구원을 기다리는 겁니다.
왜냐하면, 7절과 8절입니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간절함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속량(구원, 구속 : redemption)’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풍성한 인자와 구원이 있습니다. 자녀 된 우리가 하나님 앞에 많이 부족해도 간절하게 부르짖으며, 절박하게 주님을 찾으면 절대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간절함이 있습니까? 그 일에 하나님의 속량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