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같은 인생을 어떻게 살까?

시편 119편 17~24

17 주의 종을 후대하여 살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주의 말씀을 지키리이다

18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

19 나는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사오니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20 주의 규례들을 항상 사모함으로 내 마음이 상하나이다

21 교만하여 저주를 받으며 주의 계명들에서 떠나는 자들을 주께서 꾸짖으셨나이다

22 내가 주의 교훈들을 지켰사오니 비방과 멸시를 내게서 떠나게 하소서

23 고관들도 앉아서 나를 비방하였사오나 주의 종은 주의 율례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렸나이다

24 주의 증거들은 나의 즐거움이요 나의 충고자니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과 40년간의 광야 생활 그리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입성하는 역사는 우리의 구원의 여정을 세 단계로 구분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1단계] 출애굽 : ‘죄의 종으로부터 구원’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30년간 애굽인들의 노예로 살았었는데,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모르고, 죄의 종으로 살아가던 시기를 말합니다. 그러나 유월절 어린양의 피로 출애굽의 역사가 일어났는데, 이것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에서 구원받은 우리의 영적 출애굽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

[2단계] 광야 생활 : ‘천국을 소망하는 삶’을 말합니다. 광야는 먹을 것, 마실 것, 쉴 곳도 없는 결핍의 장소입니다. 결핍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과 같이 구원받은 우리는 광야 같은 세상에서 주님만 의지하며, 천국을 소망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3단계] 가나안 입성 : ‘천국과 영생의 삶’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정복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그곳에 성전을 건축하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이 된 것은 장차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 주님을 왕으로 예배하는 진정한 신정 왕국을 살아갈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 13절, 14절에 보시면,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성경은 믿는 자들은 ‘천국의 시민권(빌3:20)’을 갖고 있고, 이 땅에는 외국인처럼, 나그네와 같은 삶을 살다가 영원한 본향인 천국에 갈 것을 사모하는 자들임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119편 19절을 보시면,
“나는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사오니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시인은 자신이 나그네와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그네와 같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시인에게 가장 큰 힘과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8절을 보시면,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나그네와 같은 고달픈 인생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와 소망을 얻게 될 때, 그 시련과 고난의 인생길을 넉넉히 걸을 수 있음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눈을 열어 주님의 말씀의 비밀을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개척 초창기 때에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개척을 준비할 때, 어떤 사람이 ‘문을 닫은 교회의 중고 집기가 있는데 그걸 기증하겠다’는 겁니다. 그 교회에 남은 성도 3가정도 개척되는 우리 교회에 합류하고 싶다는 겁니다. 연고도 없이 아는 사람 없이 필리핀에서 교회 개척을 시작한 저로서는 그분의 제안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첫 예배부터 그분들이 합류했고, 기증한 교회 중고 물품도 받아서 교회가 시작된 겁니다. 교회 건물 랜트를 위해 보증금도 내야 하고, 승합차도 사야 하고, 인테리어도 해야하고, 에어컨도 사는 등등 돈 들어갈 일이 많았기 때문에 재정도 절약하고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개척에 합류한 이들 안에 여러 가지 이권 문제와 분쟁이 있었고, 목사인 제가 중재를 하다가 오히려 저 역시 타켓이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1년여 정도가 지난 뒤에 그 분쟁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기증한 물품을 다 돌려달라는 겁니다. 만약에 못 돌려주겠으면 A4용지에 빼곡하게 적은 각 물품의 대한 금액을 현금으로 달라고 했습니다. 꽤 큰 금액을 달라했기 때문에 장의자와 음향 장치를 비롯한 물품들을 가져가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트럭을 갖고 와서 모두 가져갔습니다.

그날 늦은 오후 점점 어두워져 가던 때에 장의자와 여러 물품들을 모두 뺀 텅 빈 교회의 시멘트 바닥을 바라보며, 막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장 재정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주일에 돗자리라도 깔고 예배를 드려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어둠이 깔리던 늦은 오후 기도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눅5:37,38)”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말씀과 함께 제 마음의 어둠과 두려움과 염려도 모두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하나님께서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넣는 것과 같이 교회가 새로워지고, 저와 성도들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을 수 있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개척에 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길은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과같이 나그네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행진하거나, 진을 칠 때 그들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인 십계명의 두 돌판이 들어가 있는 ‘법궤(언약궤)’를 중심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입니다. 주의 말씀이 이 고달픈 나그네길을 넉넉히 승리케 해 주실 것입니다. 말씀을 사모하는 여러분에게 약속과 소망의 말씀을 주실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주의 말씀이 이 고달픈 나그네길을 넉넉히 승리케 해 주실 것입니다. 말씀을 사모하는 여러분에게 약속과 소망의 말씀을 주실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묵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