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를 이길 수 없다

시편 119편 33~40

33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끝까지 지키리이다

34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가 주의 법을 준행하며 전심으로 지키리이다

35 나로 하여금 주의 계명들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이를 즐거워함이니이다

36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

37 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 주의 길에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38 주를 경외하게 하는 주의 말씀을 주의 종에게 세우소서

39 내가 두려워하는 비방을 내게서 떠나게 하소서 주의 규례들은 선하심이니이다

40 내가 주의 법도들을 사모하였사오니 주의 공의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시편 119편]은 성경에서 가장 긴 챕터(Chapter)입니다. 구절로는 176구절에 이르고, ‘알파벳 시’라고 하는 ‘아크로스틱(acrostic)’ 형식의 시입니다. 히브리어 철자 22개인데, 각 철자에 여덟 절씩 분배했고, 그 여덟 구절은 해당 철자 자음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33절부터 40절까지는 히브리어 자음 ‘헤( ה : He)’로 각 구절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한글 성경으로는 아크로스틱 형식으로 된 히브리어의 문학적 묘미를 볼 수 없어 조금은 아쉽습니다.

우리가 시편 119편을 살펴보면서 지난 채플의 말씀 제목을 보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길(1~8절), 죄에서 나를 지키려면(9~16절), 죄에서 벗어나는 방법(25~32절)’을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의 제목은 ‘나는 죄를 이길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죄에서 나를 지키고, 죄에서 벗어나는 방법… 같은 내용을 말씀드리다가 오늘 본문에서는 갑자기 ‘나는 죄를 이길 수 없다’라고 하니, 지금까지 죄에서 나를 지키고, 죄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드실 거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는 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가 죄를 이기고, 선하고 의롭게 거룩하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굳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실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실 수밖에 없으셨던 이유는 우리 인간이 ‘전적 타락, 전적 무능력’하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자인 칼빈(깔뱅)의 <5대 교리> 중 첫 번째가 바로 ‘전적타락(무능력 : Total depravity)’이라는 것입니다.

로마서 3장 10~12절에서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했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선을 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타락했지만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고,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양심’이라는 것이 선과 악에 대해서 반응할 수 있는 장치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좋은 마음, 선한 마음으로 살고 싶고, 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것이 여러분의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을 종종 경험하실 것입니다. 엊그제의 그 선한 마음이 시기와 질투와 미움과 완고함과 분노 그리고 교만과 방탕함과 음란… 같은 것으로 바뀌는 겁니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는 좌절하고 또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큰 실망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죄를 이길 수 없는 연약한 죄인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내 힘과 능력으로는 죄를 이길 수 없을지라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우리 안에 계신 거룩하신 성령께서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실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119편의 저자는 얼마나 신실하고 거룩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영감 넘치고 놀라운 시를 기록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런 사람은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위해서 살고 싶었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본문의 내용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죄를 이길 수 없고, 말씀대로 살 수 없는 죄인임을 고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3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의 도를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끝까지 지키리이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시면, 그 말씀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4절에서는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가 주의 법을 준행하며 전심으로 지키리이다”

라고 말하고 있고,

35절에서는
“나로 하여금 주의 계명들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이를 즐거워함이니이다”

라고 말하고 있고,

36절에서는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7절에서는
“내 눈을 돌이켜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하시고 주의 길에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위의 구절들을 보면, ‘하나님께서 그 말씀들을 깨닫게 해 주시고, 지킬 마음을 주시고, 내 눈으로도 허탄한 것을 보지 말게 해 주시고…’라는 기도입니다. 그러니깐 ‘하나님께서 선을 행할 마음을 내게 주시지 않으면, 나는 선을 행할 수 없습니다.’라는 기도라는 겁니다. 인간의 ‘전적타락’과 선을 행할 능력이 없다는 ‘전적무능’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죄를 이길 수 없다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깨닫게 해 달라고, 범죄치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드리는 마지막 기도가 ‘주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나를 붙들어 주소서’라는 겁니다. 아무리 내가 죄를 이기려 해도 또 넘어지고 또 실수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나 자신에 대해서 실망스럽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하는 것 뿐인 것입니다. 그렇게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나를 붙들어 주시고, 그 시험을 이길 힘을 주실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아무리 내가 죄를 이기려 해도 또 넘어지고 또 실수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나 자신에 대해서 실망스럽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하는 것 뿐인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최근 내가 이길 수 없는 죄 중에 주님의 은혜를 구할 부분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