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주님이 없었다면

시편 124:1~8

1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

2 사람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날 때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3 그 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우리에게 맹렬하여 우리를 산채로 삼켰을 것이며

4 그 때에 물이 우리를 휩쓸며 시내가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며

5 그 때에 넘치는 물이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라 할 것이로다

6 우리를 내주어 그들의 이에 씹히지 아니하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7 우리의 영혼이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난 새 같이 되었나니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도다

8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

오늘의 시편도 120편부터 134편까지 이어지는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중에 하나고, 특별히 이 시의 시제는 [다윗의 시 곧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고 되어 있어 이 시의 저자가 다윗이란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윗은 왕이기도 했고, 시인이기도 했지만 그의 대표적 직업은 ‘군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너무 사랑했고, 주님을 위해 성전을 건축하고 싶었지만 “… 너는 전쟁을 많이 한 사람이라 피를 많이 흘렸으니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리라(대상28장 3절)” 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성전 건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신하들이 노쇠한 다윗의 전쟁 참전을 만류할 때까지, 또 기력이 다할 때까지 그는 평생 전쟁을 했던 군인이었던 것입니다(참조, 삼하21:17).

오늘 본문인 시편 124편 1절을 보시면,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

본 시편은 다윗이 강력한 적들과의 전쟁을 회상하며, 그 위기에서 구원하시고 승리케 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감사하며, 찬양하고 있는 시입니다.

다윗이 살던 3천년 전 고대 사회는 부족국가 시대였고, 나라들 간의 영토의 경계도 명확하지 않았고, 요즘처럼 국제법 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부족 국가 간에 그리고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이 수시로 발발했던 때였습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의 것을 빼앗고, 차지하고, 약탈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도 되지 않고 일상적이었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시대의 다윗은 얼마나 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그 가운데 얼마나 많은 위기를 경험해야 했겠습니까?

사자성어 중에 ‘구사일생(九死一生 : 열의 아홉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위기)’ 또는 ‘기사회생(起死回生 : 죽을 수 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것)’과 같은 여러 차례의 죽음의 고비가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만약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여호와께서 우리를 돕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렇게 생각만 해도 ‘아차 하는 순간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5절을 보시면,
“그 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우리에게 맹렬하여 우리를 산채로 삼켰을 것이며, 그 때에 물이 우리를 휩쓸며 시내가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며, 그 때에 넘치는 물이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라 할 것이로다”

적들의 막강한 공격으로 인해 다윗과 그의 군대는 맹수가 작은 양의 새끼를 산채로 삼키듯 되었을 것이고, 홍수로 범람한 강에 휩쓸려 떠내려 같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다윗이 경험한 것 같은 구사일생, 기사회생과 같은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지난 4월에 우리 성도들과 함께 오랜만에 야외예배를 갔었는데, 제가 거기서 릴레이 달리기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팀 주자로부터 바통을 받고 뒤돌아 달렸던 거 같은데 제가 미끌어져 몸이 붕 떠서 얼굴을 땅에 박고 넘어졌던 겁니다. 나중에 성도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엎어져서 한참 동안 안 일어 나더라’는 겁니다. 그때 제가 잠깐 기절했었습니다. 얼굴이 찢어지고 까져서 피가 난 것도 문제였지만, 그때 제가 ‘기절한 상태에서 하마터면 깨어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은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순간입니다.

제가 바통을 이어받고 뒤돌아 뛰었는데, 그 중간 기억이 사라졌고, 제가 얼굴을 땅에 박고 엎어졌다가 일어날 때부터가 기억이 나는 겁니다. 뇌진탕으로 제 머리 속에서 그 중간의 기억이 사라진 겁니다. 제 아내와 가족들, 성도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정말 만약 제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면, 저야 천국에 갔다면 그만이지만 우리 교회와 그리고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 큰 슬픔이 되었을 겁니다. 다행히 제가 다시 일어났고, 한 달 동안은 얼굴에 메디폼이라고 하는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고 다녀야 했지만, 그때 일을 기억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6절과 7절을 보시면,
“우리를 내주어 그들의 이에 씹히지 아니하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우리의 영혼이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난 새 같이 되었나니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도다”

다윗은 1절에서도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 그리고 2절에서도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이라고 말하면서, 당시

그가 겪었던 위기의 순간이 얼마나 급박하고, 감당할 수 없는 큰 위기였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사냥꾼의 올무에 걸려 들었지만 그 올무가 끊어져 그 올무에서 벗어난 새와 같이 살아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8절에서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앞에서 제가 엎어져 얼굴을 땅에 박고 기절했을 때를 잠시 말씀드렸었는데, 그때 만약 제가 깨어나지 못했더라면 저는 지금 이런 말씀을 여러분과 못 나눴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 우리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겁니다. 다윗과 같이 너무나도 강력한 적들의 공격으로 ‘이젠 다 끝났구나. 나에겐 더 이상 소망이 없구나…’라고 할 만한 상황들과 어려운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가운데 개입하실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 주님께서 내 삶에 개입하셔서 붙드시고 도우시길 축복합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하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가운데 개입하실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의 묵상: 만약에 주님이 나를 돕지 않으셨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