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잘 다루기”

[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현시대 ‘토크쇼의 황제’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TBC방송에서 <코난 쇼>를 맡고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Conan Christopher O’Brien, 1963년생)’입니다. 토크쇼에서 재치 있고, 솔직한 입담으로 전세계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엘리트 출신입니다. 졸업 후 그는 NBC방송에서 ‘레이트 나이트(Late Night)’라는 토크쇼 작가로서 활동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MC가 공석이 되자, 우연한 기회에 카메라 앞에 서 본적도 없었던 그가 MC로 발탁되게 됩니다. 코난의 쇼는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 16년을 방송한 장수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그에게 커다란 시련이 닥쳐오게 되는데, 방송국 내에서의 여러 가지 갈등과 마찰로 인해서 결국 코난은 NBC방송국과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회사에서 퇴출되게 됩니다. 또 그런 계약으로 인해서 코난은 공중파 방송에서 방송활동을 해서는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그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볼 수 있었는데,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가 NBC에서 한참 잘 나가던 때인 2004년에 하버드 대학 졸업식 연사로 서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졸업식 연설자가 된다는 것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의 척도로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는 졸업생들을 향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라며 강단에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나 6년 뒤 그는 박스 하나만 든 채 17년을 바친 회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던 겁니다. 실직자가 된 코난은 무기력하게 집에 틀어박혀서 TV속 코미디언들의 쇼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때를 회상하며 “저는 식물인간이 된 기분이었어요. 살아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하지만, 코미디언이 아닌 내 모습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그는 기타 하나만 들고 집을 뛰쳐나왔고,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며 전국을 돌기 시작했습니다(공중파 방송 출연 금지상태). 황금 시간대에 방송을 하던 토크쇼의 황제가 길바닥에서 코미디를 시작한 겁니다. 출연할 방송사가 없었기 때문에 트위터와 같은 SNS와 유튜브 등에 자신의 개그를 업로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겁니다.

시련이 왔지만 고난의 기간을 그렇게 보내다 1년 만에 비록 TBC라는 케이블 방송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건 <코난 오브라이언 쇼>로 복귀하게 됩니다.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첫 방송 시청자가 410만명이었다는 놀라운 기록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2011년 다트머스 대학에서 7년만에 다시 졸업축사를 맡게 됩니다. “7년 전,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 말했습니다. 그 말이 우습게도 바로 몇 년 뒤 공개적으로, 정말 처절하게, 실패했죠. 그래서 오늘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아닙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더라도, 분명히 실망스러운 일은 일어날 겁니다. 그러니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입니다. 처절하게 실패한 후 길거리에서 코미디를 하고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던 그 1년이 제게는 NBC에서 일했던 17년보다 훨씬 행복했거든요. 남들과는 다른 진짜 나를 찾는 것이 제가 실패를 다루는 방법이었던 거죠. 그러니 여러분, 실패했다는 이유로는 실망하지 마세요. 번의 성공보다 번의 처절한 실패가 진짜 당신을 만나게 겁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누구나 실패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실패를 잘 다루는 사람은 이전 보다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성서에도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鍊鍛)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5:3,4)”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실패를 잘 다룰 때 당신은 더 강해져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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