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바 스피릿”

<사도행전 9:19~31>

제가 살아오면서 동업(同業)하시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동업은 시작도 못해 볼 겁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그 누구보다도 믿기 때문에 함께 동업을 하는 겁니다.

같은 교회 안에서 성도들 간에도 동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업하기 전 목회자인 제 앞에 와서 두 분이서 기도 부탁을 하시거나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실 저는 동업을 말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두 분이 제 앞에 왔을 때는 이미 동업하기로 결정하고, 일도 상당히 진척이 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제가 말린다고 한들 그 동업을 중간에 없던 일로 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 대부분의 동업 케이스는 모두 실패했고, 두 분 사이는 원수 같은 사이가 되어 버리고, 물질적인 손해와 마음의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곤 했습니다.

동업이라는 것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머리가 둘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머리 역할을 하고, 한 사람은 손발의 역할을 하면 사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머리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실패하는 겁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교회의 조직과 공동체 안에서도 종종 다툼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머리는 하나인데 여러 지체 중에 누군가가 혹은 어떤 그룹이 머리역할을 하고 싶은 겁니다. 교회는 누군가는 머리, 누군가는 손, 누군가는 발, 누군가는 또 다른 지체로 그렇게 각각의 역할을 할 때 그 교회는 더 은혜로운 교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에게 ‘바나바 스피릿’이란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본문은 예루살렘 교회를 핍박했던 청년 사울이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 눈이 멀고 주님께서 보내신 아나니아라는 사람을 통해 다시 시력을 회복하여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한 이후에 일어난 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절부터 22절을 보시면,
“즉시로 각 회당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파하니, 듣는 사람이 다 놀라 말하되 이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멸하려던 자가 아니냐 여기 온 것도 그들을 결박하여 대제사장들에게 끌어 가고자 함이 아니냐 하더라. 사울은 힘을 더 얻어 예수를 그리스도라 증언하여 다메섹에 사는 유대인들을 당혹하게 하니라”

사울은 회심한 이후 즉시로 유대인의 회당을 다니며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전파하기 시작했고,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 모두가 깜짝 놀랐습니다. 23절부터 25절을 보면 결국 유대인들은 사울을 죽이려는 계획을 짜고, 사울은 그 성에서 탈출하게 됩니다.

26절을 보시면,
“사울이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을 사귀고자 하나 다 두려워하여 그가 제자 됨을 믿지 아니하니”

유대인들은 변절자라고 사울을 죽이려고 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사울의 회심을 믿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사울이 계략을 꾸며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했다고 한 이후에, 믿는 자들을 색출해 모두 잡아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때문에 사울은 공인된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27절을 보시면
“바나바가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보았는지와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일과 다메섹에서 그가 어떻게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였는지를 전하니라”

바나바라는 사람은 사도행전4장 36절에서 37절에 처음 등장했던 사람인데, 예루살렘교회에서 존경받던 평신도 지도자였습니다. 원래의 이름은 요셉이었는데, 사람들은 그를 ‘바나바(번역하면 위로의 아들 : Son of Encouragement)’ 라고 불렀습니다. 그를 소개하고 있는 사도행전 11:24절에서는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나바는 누군가를 격려하고 칭찬하고 위로해서 그에게 용기를 주고, 그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나바는 사울을 만나 교제해 보니깐, 정말 하나님께서 사울을 만나셨고, 사울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미션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겁니다.

때문에 바나바는 사울을 사도들에게 데리고 가서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님께서 어떤 말씀과 미션을 그에게 주셨는지 그리고 그가 유대인들 앞에 어떻게 복음을 전했는지를 설명하고 사울이 초대교회 앞에서 전도자로서 사도들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겁니다.

바나바는 사울이라는 한 사람이 역사 속에 위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인물입니다. 교회에는 이런 바나바 같은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모두가 머리가 되려고 하고, 섬김만 받으려고 하고, 높아지려고만 한다면 그런 교회는 은혜로울 수가 없는 겁니다. 바나바는 새로 회심한(새신자) 바울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도와 그가 하나님 앞에 위대하게 쓰임 받도록 도왔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 바나바 스피릿(spirit : 정신)이 필요한 겁니다. 나는 오늘 누구의 바나바가 되어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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