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곳간”

<마태복음 12:31~37>

 

 

『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이란 책이 있습니다조선시대 경주에 터전을 잡고 있었던 최 부잣집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프랑스어 – noblesse oblige :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를 실천한 가문으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까지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최 부자는 최국선(19세손, 1631~1682)으로부터 최준(28세손, 1884~1970)에 이르는 약 300년 동안 부를 누린 일가를 일컫는 말입니다현종 신해년에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사람이 허다했다고 합니다그 때 최국선은 모든 사람들이 굶어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있어 무엇 하겠느냐곳간을 열어 모든 굶는 이들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그리고 헐벗은 이에게는 옷을 지어 입히도록 하라라고 말하고집 앞 큰 마당에 큰솥을 걸로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매일 같이 죽을 끊여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렸다고 합니다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요?

이 최 부잣집의 가훈(家訓)이 있습니다몇 가지만 소개하면 재산을 모으되 만석이상을 모으지 말 것찾아오는 과객은 귀천을 구분 않고 후하게 대접할 것흉년기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 것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이란 것입니다필요이상의 재산증식에 대한 욕심은 화를 부르게 되고흉년기에 남의 논밭을 매입하면 그 후에 그들이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그래서 흉년기에 재산을 늘리지 말라는 겁니다그리고 필요이상의 재산은 어려운 이웃에게 돌리고 사회에 환원해야 하고때문에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곳간을 열어야 된다라는 것입니다최 부잣집의 가훈에서 볼 수 있는 선한 마음이 그들의 곳간을 열어 어려운 이들을 도운 것입니다.

마태복음 12장 22절에서 귀신 들려 눈멀고 말 못하는 사람에게서 귀신을 쫓으시고 그를 치유해주신 내용이 나옵니다모든 사람들이 그 엄청난 사건 앞에 놀라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 메시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바리새인들은 그 엄청난 성령의 기적을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지 않고는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느니라(24)”라고 말로서 성령의 사역을 모독하고성령의 역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31, 32절 말씀에서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에 대한 모든 죄와 모독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모독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

 

이 부분을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성경(The Message)』에서는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용서받지 못할 말이나 행동은 없다그러나 너희가 고의로 하나님의 영을 끝까지 비방하면너희를 용서하시는 바로 그분을 물리치는 것이 된다너희가 어떤 오해로 인자를 거부하면성령께서 너희를 용서하실 수 있다그러나 성령을 거부하면너희는 자신이 걸터앉은 나뭇가지를 톱으로 잘라 내는 것이고용서하시는 그분과의 모든 관계를 너희 자신의 사악함으로 끊어버리는 것이다.”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는다는 것이 당시 사람들로서는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예수님께서 사람인 자신을 거부하는 것 자체까지도 용서될 수 있지만예수님을 통해서 나타난 성령의 역사를 거부하는 것은 성령께서 그를 용서하시지 않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겁니다목사인 제가 마음에 안 드셔서 어떤 분이 저를 거부하는 것 자체는 괜찮지만저를 통해서 성령의 역사와 은혜가 흐르고 있는데 그것조차 거부하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이 성령의 역사를 거부하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35절 말씀을 보시면,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

 

34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그리고 35절의 그 쌓은 선이란 말을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선한 곳간인 것입니다사람은 각자가 곳간을 갖고 있는데그 곳간이 선한 곳간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의 곳간은 나쁜 곳간이기도 할 것입니다그런데 그 곳간에 무엇이 쌓이느냐에 따라서 그 곳간이 선한 곳간도 될 수 있고악한 곳간도 될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과 성령의 역사를 보면서도 그것을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 쫓아낸 것이라고 모욕하고그 성령의 역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왜 그러겠습니까그들은 그들의 마음에 계속해서 악한 것을 쌓았기 때문입니다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전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곳간 안에 악한 생각과 욕심과 말…과 같은 것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나온 말들이었던 것입니다.

 

36, 37절을 보시면,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

 

무슨 말을 하든지 심판이 있다는 것입니다우리의 말이 의롭다함을 받기도 하고정죄함을 받기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우리의 말이 입에서 나와 소리로 공중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하나님께서 다 듣고 계시고 그 말들은 반드시 심판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말들은 내 안에서 밖으로 나가게 되지만그 말소리는 또 우리 귀로 돌아와 우리 안에 쌓이게 되어 있습니다그러면 우리 안에 어떤 말들이 쌓이겠습니까선한 곳간이 될 수 있을까요아니면 악한 곳간이 될 수 있을까요모쪼록 우리의 마음이 선한 곳간이 되어우리를 통해 선한 일들이 나타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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