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4:9~10>
세상이 공평할까요? 공평하지 않을까요? 사실 세상은 전혀 공평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조각 같은, 인형 같은 외모를 타고 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평생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보니 부자였고 어려서부터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제한이 없이 다 가능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 가난하기도 하고 삶 자체가 고통과 시련의 나날을 살아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역대상 3장과 4장은 다윗의 자녀들(3:1~9)과 왕위를 이은 솔로몬을 비롯한 그의 후손들(3:10~24 / 유다 왕들의 계보) 그리고 유다 자손의 다른 계보들이 기록되어 있고(4:1~23), 4장 24절부터는 가나안 정복시대 때부터 유다 지파 안에 흡수되어 있었던 시므온 지파의 계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3장과 4장에는 별다른 스토리는 없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만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많은 계보가 이어지다가 오늘 본문 4장 9절과 10절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하나 나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야베스에 관한 기사인 것입니다.
9절 말씀을 보시면,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유다 지파의 계보를 쭉 이어가다가 갑자기 등장한 야베스는 이곳 외에 성경에 다른 기록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에 야베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목사님들을 통해 설교되어지기도 했고, 브루스 윌킨스의 『야베스의 기도』란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에서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또 쉬운성경에서는 “그는 다른 형제들보다 더 존경을 받았습니다”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번역에서는 “야베스는 일가 가운데서 가장 세력있는 사람이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큰 부와 권세를 누리던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9절 하반절부터 10절의 내용을 통해서 그는 ‘반전의 인생, 역전의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난산 끝에 그를 낳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는 의미로 ‘야베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뜻이 ‘고통, 고통의 아들’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출산의 과정만 순탄치 않았던 게 아니었습니다.
10절을 보시면,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어떤 학자는 자녀들의 이름을 아버지가 짓는 당시 문화를 통해 볼 때, 야베스의 어머니가 그를 임신했을 때 남편이 죽었고, 그런 것으로 인해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야베스는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없었던 유복자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을 차지하고서라도 10절의 내용을 보면 야베스란 인물이 처음부터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출생부터 힘들었고, 성장기도 힘들었을 가능성이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문제들과 정신적인 여러 가지 아픔과 고통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인생에 출구가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디에서 도움 받을 데도 없고, 누구하나 의지할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게 됩니다. 이 구절에서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라고 말하고 있는데, ‘아뢰다’는 말의 히브리어는 ‘카라(Qara)’라는 단어를 상용하고 있는데 이 말은 ‘부르짖다(Cry out)’는 뜻입니다. 아무리 성격이 조용하고 얌전한 사람이라도 그 마음에 있는 고통과 절박함이 크면 저절로 부르짖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야베스가 하나님 앞에 그냥 조용히 기도한 게 아니라, 얼마나 간절히 부르짖었으면 이런 단어를 사용하고 있겠습니까? 그는 절박했습니다. 가만히 조용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부르짖었던 것입니다.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라는 말은 경제적인 문제와 관계있었던 거 같습니다. 또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고 하는 것은 그에게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인생의 문제들로 그가 고통을 겪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베스에 관한 기록은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는 것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존귀한 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슬픔 속에 있었던 사람의 인생이 역전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 역대상 3장과 4장의 계보에 기록된 수많은 이름들의 나열 중간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야베스의 스토리가 우리에게 교훈하시고 있는 바가 있습니다. 야베스 역시 그 계보의 평범한 한 사람이었고, 어쩌면 평범하다 못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불행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가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기도할 때 그의 인생은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평범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우리 중에는 평범하다 못해 여러 가지 고통과 슬픔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야베스처럼 ‘고통의 아들’과 같은 인생을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평하지 않은 세상과 인생 속에서 야베스처럼 새로운 역사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고통은 간증거리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 고통의 순간들을 통해 하나님은 반드시 영광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 나는 간증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