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8편 13~21
13 너는 나를 밀쳐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여호와께서는 나를 도우셨도다
14 여호와는 나의 능력과 찬송이시요 또 나의 구원이 되셨도다
15 의인들의 장막에는 기쁜 소리, 구원의 소리가 있음이여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시며
16 여호와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으며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시는도다
17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18 여호와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어도 죽음에는 넘기지 아니하셨도다
19 내게 의의 문들을 열지어다 내가 그리로 들어가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20 이는 여호와의 문이라 의인들이 그리로 들어가리로다
21 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나의 구원이 되셨으니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제가 설교를 하다가 성경 인물들 중에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인물 중에 하나가 ‘다윗’일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 왕들 중에 다윗에 대한 기록은 성경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들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하고 있는 <사무엘상‧하>와 <열왕기상‧하>를 보면, 사무엘상 15장부터 다윗이 등장하는데 마지막 31장까지가 다윗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사무엘하는 1~24장 전체가 다윗의 일대기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하나님께서 인정하시고 칭찬하신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에게는 성경 인물들 중에 그 어떤 사람보다도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경험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남자들이 2년, 3년 군대 다녀와서 요즘 청년들의 말로 ‘썰을 풀면’ 밤을 새도 부족합니다. 민간인일 때 경험해 볼 수 없었던 험하고 힘든 훈련과 경험들이 많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할 말이 많은 겁니다. 우리에게도 고난과 시련이 많을수록 우리의 인생에는 간증 거리가 많은 것입니다.
혹시 지금 큰 환난을 겪고 계신 분들은 그 인생 속에 찾아온 시련과 고난들로 인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또 이 어려운 상황 때문에 ‘혹시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떨어지지는 않을지…’ 매일 염려와 불안 속에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이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시인 역시 죽음의 큰 위기를 겪고 있다가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했던 사실을 간증하고 있습니다.
시편 118편 13절을 보시면,
“너는 나를 밀쳐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여호와께서는 나를 도우셨도다”
이 장면은 수많은 대적과 원수로 둘러싸여 있었던 시인을 그들이 밀쳐 넘어뜨리는 모습을 말하고 있습니다. 17절, 18절에서 ‘죽음’에 대한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이 상황은 시인이 죽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셨도다’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시인은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의 도움을 경험한 것입니다. 그래서 14~16절까지는 하나님의 구원을 찬송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7절을 보시면,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지금 시인이 이 시를 통해 하나님의 행하심과 그 구원을 찬양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죽을 수도 있는 큰 위기였지만 그는 죽지 않고 살아서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간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숨 쉬고 있고,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은 이제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하실 일을 간증할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2017년 11월에 갑상선암 수술을 했었습니다. 보통 이 암은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착한암’이란 별명도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에게는 그런 말은 약간의 위안이 있을 뿐이지 ‘혹시나…’하는 염려와 불안은 다른 암환자들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수술하려고 열었는데 ‘혹시 예상보다 상태가 안 좋으면 어떻게 하지?, 혹시 여기 저기 다른 장기까지 전이 되었으면 어떻게 하지, 나는 아직 젊은데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 이런 염려들이 슬금슬금 맘속에서 올라오기도 합니다.
암수술을 받고 회복실에 누워있었는데 그 병원 원장 부인께서 병실에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 우리 병원의 신실하신 원목 목사님의 아들이 세부에 있는데 오랫동안 교회를 안 나가고 있는데 기도 부탁 드립니다’라고 하시는 겁니다. 저는 수술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서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 병상에서 기도 제목을 하나 받은 겁니다.
그리고 세부로 돌아왔는데, 우리 교회 한 집사님의 전도 대상자 중에 그 가정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2018년 부활절 즈음에 기가 막힌 하나님의 인도함 가운데 십여 년 동안 주님을 떠나 멀리하고 있었던 이 가정이 하나님께로 돌아와 지금 우리 교회에 가장 충성된 일꾼 중 하나로 섬기고 계신 겁니다.
그러니깐 저의 갑상선암은 하나님께서 십여 년 동안 주님을 떠나 있었던 이 가정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도구와 통로였던 것입니다. 그 암은 하나님께서 저를 벌하시거나, 저를 징계하시려는 일이 아니라, 주님을 떠났던 한 영혼이 주님께로 돌아오게 하시려는 신묘막측한 하나님의 섭리였던 것입니다.
18절 말씀에서
“여호와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어도 죽음에도 넘기지 아니하셨도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구절을 ‘바이저(Weiser)’라는 학자는 “하나님께서 시인을 죽음에 넘겨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가 주어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를 인도하기 위해 그에게 시련을 주셨다는 고백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금 너무 큰 시련 가운데 ‘죽을 것 같은’ 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일을 통해 그 성도에게 평생의 간증 거리를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우리의 기도를 응답하실 하나님을 간증하게 하실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어떤 분들은 지금 너무 큰 시련 가운데 ‘죽을 것 같은’ 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일을 통해 그 성도에게 평생의 간증 거리를 주실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라는 말씀을 깊이 묵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