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고난 속에서도 승리하는 길

시편 119:81~88 

필리핀 세부에 한인교회 개척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 였습니다. 그런데 ‘필리핀 세부에 간다’고 하면, 사람들로부터 들리는 소리들이 ‘거기 관광지 아닌가? 총기 살인사건이 많다던데? 사기꾼도 많다던데?…’ 주로 이런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깐 제 마음이 많이 위축도 되고, 괜히 사람들을 의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후에 우리 교회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곳은 차 값이 비싸다고 하니깐, 한인 중고차 업자들이 한국에서부터 이곳에 중고차를 들여오는 건데 부품으로 들여와서 이곳에서 그것을 조립해서 판다는 겁니다. 재정을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그 차를 사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계약하는 과정에서 먼저 차 값의 반을 지불해야지만, 그 돈으로 한국에서 차를 사서 컨테이너에 싣는다는 겁니다. 의심이 많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큰 돈을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뒤에 차를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차가 안 오는 겁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보고, 그럼 ‘곧 올거라’하는데, 차는 안 오고… 나중에 어렵게 어렵게 우리 교회 차를 받긴 받았는데, 그 때 참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설프긴 했지만 ‘차량 매매계약서’라는 것도 받았고, 그 업자들도 세부에서 그 일을 하고 있었고… 그런데 지체되니깐, 의심이 드는 겁니다. ‘혹시… 차를 못 받으면 어떻게 하지? 혹시 그 사기 당했다는 그 피해자들 중에 내가 그 사람이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중에도 고난들이 찾아옵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시고, 나를 구원하시고, 나를 살리실 것’을 믿지만, 고난이 길어지면 내 안에서 의심의 구름들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혹시… 내가 이 고난 속에 이렇게 끝나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오늘 본문 83절에서 “내가 연기 속의 가죽 부대 같이 되었으나…”라는 것을 신학자들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그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해답은 물이나 포도주를 담는 가죽부대를 보통 나무에 걸어놓는데, 모닥불의 연기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면 그 가죽부대가 검게 그을리게 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불의 연기에 그을리듯이 자신의 고난의 기간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인에게 고난의 시간이 길었을 뿐만 아니라, 그 고난의 강도와 깊이도 컸던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84절) 주의 종의 날이 얼마나 되나이까?…
점점 죽음의 날이 임박해 오는 것 같은 겁니다.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겁니다. 대적들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 겁니다.
-(85절) … 교만한 자들이 나를 해하려고 웅덩이를 팠나이다
-(86절) …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핍박하오니…
-(87절) 그들이 나를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
고난의 날이 길어지고, 이제 세상에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제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라는 표현 처럼, 이제 더 이상 소망이 없을 정도로 거의 끝까지 온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분명 살아계시고, 분명 나를 도우실 것을 믿는데… 상황이 여기까지 가게 되다보니깐,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시인이 이런 고난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본문의 거의 대부분의 구절 안에 말씀에 대한 사모함과 그 말씀을 신뢰하고, 그 말씀을 붙드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81절) …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
-(82절) … 내 눈이 주의 말씀을 바라기에 피곤하니이다
-(83절) … 주의 율례들을 잊지 아니하나이다
-(85절) 주의 법을 따르지 아니하는 교만한 자들이…
-(86절) 주의 모든 계명들은 신실하니이다
-(87절) 나는 주의 법도들을 버리지 아니하였사오니
-(88절) 주의 입의 교훈들을 내가 지키리이다

거의 대부분의 구절 속에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붙들고, 신뢰하고, 그 말씀의 성취를 기다리고 그리고 그 말씀을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하지만, 때때로 그 말이 더디게 지켜질 때 그것에 대한 많은 의심들이 생기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민수기23:19절 말씀에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말씀을 붙들 때, 오랜 고난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 말씀을 붙들고 승리하시는 하루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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