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그릇의 크기”

[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몽골제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유목민인 인구 200만 명밖에 되지 않았던 몽골이란 작은 나라가 이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징기스칸(Cinggis Qayan, 1155~1227)’이라는 위대한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리더가 갖고 있는 마음의 그릇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그에 맞는 역사는 따라오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의 그릇이라는 것이 단지 어떤 커다란 비전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비전은 누구보다 크지만, 그 비전을 이루려면 그 비전의 크기만큼 마음의 그릇도 커야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때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단어가 ‘통합적 리더십’이란 말입니다. 아주 오랜 역사에 걸쳐서 동(東)과 서(西)와 같은 지역으로 또는 이념과 계층과 신분과 같은 것으로 국민들의 마음이 나뉘어져 있다는 겁니다. 한 나라, 한 민족임에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다 담을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리더가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그 마음의 그릇이 한량없이 커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징기스칸의 통합적 리더십에서 그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징기스칸이 생전에 정복한 땅은 777만㎢였습니다. 알렉산더는 348만㎢, 나폴레옹은 115만㎢, 히틀러는 219만㎢로 알렉산더와 나폴레옹과 히틀러 세 사람이 정복한 땅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자 쿠빌라이가 중국에 세운 元나라까지 합치면 면적은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광대한 제국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것이 단지 빠른 기마병들의 무자비한 야만적 전투 능력 때문이었을까요?

징기스칸은 매우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었습니다. 그가 아홉 살 때, 부족장으로 있었던 아버지 예수게이가 오랜 세월 동안 불화관계에 있었던 타타르족에 의해 독살 당하게 되고, 부족 사람들은 예수게이의 또 다른 정적에 의해 사주를 받고 미망인과 어린 자녀들을 부족에서 쫓아내게 됩니다. 그의 가족들은 부족에서 쫓겨나 유목민들의 주식인 양고기와 우유를 전혀 먹지 못하고, 풀뿌리와 생선만으로 만 연명해야 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더더구나 징기스칸(테무진)은 생선을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그의 어린 시절에 가장 큰 고통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는 이렇게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역사 속에 가장 큰 제국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에 대해서 연구한 학자들과 저술가들에 의하면 여러 가지 원인을 그 이유로 들지만, 그의 리더십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 하나를 들자면, 『통합적 리더십』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독살된 이후 그와 그의 가족은 지독한 가난을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고향에서 150km 떨어진 호수에 가서 숨어 지냈는데, 먹을 게 없어 배를 곯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이복동생인 벡테르는 편 가르기를 일삼았다고 합니다. 먹을 것을 자기 생모와 친동생들하고만 나눠 먹었습니다. 비록 이복형제간일지라도 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지 못하고, 그렇게 편 가르기를 일삼았던 이복동생을 향해 징기스칸은 “이건 동생이 아니라 악(惡)이다”라고 말하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복동생을 죽입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앞으로도 누구든 편 가르는 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도, 동생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은 몽골인들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가 통합에 대해서 얼마나 단호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적국이었다 할지라도 제국의 일원으로 충성을 맹약하기만 하면, 어떠한 제한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들의 재산과 왕권 심지어 종교까지도 자율권을 부여했습니다.

징기스칸 군대와 타이치오트족과 전쟁을 할 때였습니다. ‘제베’라는 천민이 전투 중에 활을 쏘아 징기스칸을 부상 입혔고, 또 징기스칸의 참모 보오르초 장군을 맞췄고, 징기스칸의 말도 맞췄습니다. 전쟁에 승리한 징기스칸은 “누가 보오르초 장군을 쏘았는가?”하며 포로로 잡은 적병들을 추궁했다고 합니다.

그 때 한 청년이 자신이 쏘았다고 자백하고, 자신을 징기스칸의 용사로 받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징기스칸이 “적이라도 상대에게 해를 끼친 일을 숨기게 마련인데 그걸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너는 진짜 용사다. 이제부터 너는 내 동지다. 앞으로 너를 ‘제베(화살촉)’이라고 부른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후 제베는 전투마다 최선봉에 섰다는 겁니다. 적군이었다라고 하더라도 용서하고 등용하는 포용적 리더십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 징기스칸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중에 바울은 고린도후서 6:11~13절에서

“고린도인들이여 너희를 향하여 우리의 입이 열리고 우리의 마음이 넓어졌으니, 너희가 우리 안에서 좁아진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 심정에서 좁아진 것이니라. 내가 자녀에게 말하듯 하노니 보답하는 것으로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그릇만 넓혀도 세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2일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이민정책을 입안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앞으로 외국인들이 영어를 못하면 취업이나 이민을 못하도록 막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족 중 하나가 영주권을 얻어서 가족이 결합할 때 영주권을 얻는 것까지 막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기회의 땅이었기에, 세계의 인재들이 몰려서 오늘의 미국이 있을 수 있었던 겁니다. 엊그제 발표를 보면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초강대국 미국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자국의 이익을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이해될 수 있는 일이지만, 미국은 성경적 원리에 의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땅이었는데, 또 그것 때문에 오늘 날의 미국이 있는 것인데, 이제 그 마음을 좁히면서 미국의 영향력도 좁아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징기스칸이 이런 말을 합니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우리가 결국 극복해야 할 것은 우리 앞에 있는 엄청난 대적들이 아니라, 내 마음인 것입니다. 마음의 그릇만 넓혀도 당신은 위대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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